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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대가 너무 높다”는 말에 젠슨 황이 내놓은 반박: 아니라고 하면 아닌 줄 아는 시장을 위하여

수요 우려에는 ‘동의하지 않아’, 자기 주식 질문에는 ‘예스’였다. 확신은 늘 짧을수록 비싸게 들린다.

Ai brain inside a lightbulb illustrates an idea.
Photo by Omar:. Lopez-Rincon on Unsplash

젠슨 황은 AI 수요 기대가 너무 높다는 우려에 대해 “동의하지 않아”라고 답했고, 별도로 엔비디아 주식을 살 때냐는 질문에는 “예스”라고 했다. 이번에 조롱의 대상은 AI가 아니라, 우려를 부정하는 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면서도 자기 회사 주식에는 유난히 또렷해지는 젠슨 황의 확신이다.

AI 수요 과열 우려는 원래 숫자, 주문, 지속성 같은 것으로 다뤄야 한다. 그런데 그는 “동의하지 않아”로 정리했다. 숫자가 빠진 덕분에 발언은 누구에게도 반박당하지 않는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지만, 그만큼 내용도 세탁 후 라벨만 남은 셔츠처럼 얇아졌다.

더 좋은 대목은 주식 질문이다. 엔비디아 주식을 지금 살 때냐는 물음에 그는 “예스”라고 답했다. 수요 우려에는 철학자처럼 짧고, 자기 주식에는 판매원처럼 짧았다. 메뉴 설명 대신 자기 식당 쿠폰만 건네는 사장 같은 태도인데, 적어도 이해하기는 쉽다.

박정원 두산 회장을 만난 뒤 취재진에게 남긴 소감은 “매우 놀라워”였다. 놀라움은 편리한 표현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땠는지 말하지 않아도 분위기는 챙길 수 있으니, 내용에서 내용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요소를 제외하면 상당히 완성도 높은 코멘트다.

일정도 화려했다. 두산 회장과 만나고, SK와 협력 방안 공개가 예고됐고, 삼성 전영현 부회장과 회동도 거론됐으며, 시구까지 나섰다. 이렇게 동선은 빽빽한데 메시지는 계속 낙관 하나로 눌러 담겼다. 소화기 없는 건물에서 “불은 과장됐다”고 말한 뒤 기념사진부터 찍는 관리자처럼 보인다면, 그건 비유가 거친 게 아니라 장면이 너무 친절한 것이다.

물론 이런 방식은 일관되다. 우려에는 “동의하지 않아”, 감상에는 “매우 놀라워”, 매수 질문에는 “예스”. 세 단어짜리 세계관으로 수요 논쟁, 산업 협력, 주가 기대를 한 번에 통과시키는 재주는 인정할 만하다. 다만 그 재주가 설명을 대체한다고 믿는 순간, 그건 통찰이 아니라 비싸게 포장된 성의 부족이다.

결국 남는 건 하나다. AI 수요가 정말 그렇게 튼튼하다면, ‘아니야’와 ‘예스’ 말고도 할 수 있는 말이 있었을 것이다. 그걸 끝내 아낀 쪽이 시장을 안심시킨 게 아니라, 그냥 자기 확신을 방송했을 뿐이라는 사실은 이제 변명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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