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프라다가 결국 달까지 올라간다, NASA는 이번엔 고급 내복부터 입는다
Axiom Space와 Prada가 공개한 건 우주복의 미래라기보다, 산소와 땀을 관리하는 아주 비싼 속옷의 자존심이다.
NASA는 2028년 Artemis IV로 인간을 다시 달에 보내는 계획에서 Axiom Space와 Prada가 만든 AxEMU 우주복 아래에 LCVG를 입게 된다. 표면상 발표 내용은 간단하다. 달 탐사의 다음 장면으로 공개된 것이 엔진도 착륙선도 아닌, 프라다가 손댄 고기능 내복이라는 사실만 빼면 말이다.
이 LCVG, 즉 Liquid Cooling and Ventilation Garment는 AxEMU 아래에 들어가는 베이스 레이어다. 제품에서 제품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바깥 부분을 제외하면 발표는 상당히 완성도 높았다. 인류의 달 복귀를 설명하면서 제일 먼저 속옷을 내민 셈이니, 로켓을 소개한다더니 양말의 통풍구를 먼저 자랑하는 격이다.
그래도 이 내복은 그냥 천 조각은 아니다. 보도된 설명에 따르면 신선한 산소를 AxEMU 헬멧으로 보내고, 우주비행사가 내쉰 CO2를 스크러버로 보내 재순환하는 환기 시스템까지 품고 있다. 대단하긴 하다. 이제 속옷이 호흡 동선까지 관리하니, 우주복은 점점 사람을 입는 장비가 아니라 사람을 내부 부품처럼 다루는 가전제품에 가까워지고 있다.
여기에 냉각과 쾌적성까지 맡는다니, LCVG가 'all-important base layer'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다만 그 말의 뜻은 인류가 달에 돌아가기 위해 해결한 거대한 질문 중 하나가 결국 '얼마나 덜 덥고 덜 답답하게 버틸 것인가'였다는 점이다. 장엄한 탐사 서사도 땀 관리 앞에서는 꽤 소박해진다.
Prada와 Axiom Space의 협업이 이미 AxEMU 우주복에서 알려졌고, 이번에는 그 아래층까지 공개됐다. 패션 하우스가 우주복 겉면에 이름을 얹는 데서 멈추지 않고 안쪽 레이어까지 내려온 셈인데, 이쯤 되면 기능 통합이라기보다 브랜드가 인간과 진공 사이 모든 층위를 점유하려는 성실한 집착처럼 보인다. 인류의 달 복귀가 어느새 명품 기능성 내의 카탈로그 한 페이지처럼 보이는 건, 아마 기획 의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물론 옹호는 가능하다. 속이 가장 중요하니 속옷부터 공개하는 건 정직하고, 아직 2028년까지 시간이 있으니 느리게 준비하는 태도도 미덕일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핑계는 여기서 끝난다. NASA가 달에서 입을 미래를 보여주겠다며 내놓은 최신 상징이 결국 프라다 내복이라면, 적어도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안감인지 정도는 이제 분명히 말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