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젠슨 황의 한국 경영학, 결국 또 치킨집이었다
이틀 만에 재회한 AI 동맹의 무대가 또 깐부치킨 삼성점이라는 사실은 이상할 만큼 많은 것을 설명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7일 오후 7시께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저녁 '삼쏘' 회동을 한 지 이틀 만의 재회인데, 이번 기사에서 가장 또렷한 정보가 HBM도 데이터센터도 아니라 치킨집 상호라는 점이 이 만남의 품격을 정확히 정리해준다.
더 기막힌 부분은 장소의 재활용이다. 깐부치킨 삼성점은 황 CEO가 지난해 10월 방한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났던 바로 그곳인데, 제품 로드맵보다 단골 좌석이 더 안정적으로 반복되는 셈이다.
양측은 SK하이닉스의 HBM 반도체 공급, AI 데이터센터 협력, 엔비디아의 PC 시장 진출 같은 현안을 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제는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인데 배경은 두 번째 방문한 치킨집이니, 국가 전략산업 대화가 자꾸 단골 배달앱 주문 이력처럼 보이는 것은 누구 탓도 아니다.
일정도 정성스럽다. 황 CEO는 이날 오후 5시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 시구 행사에 참석한 뒤 오후 7시 회동 장소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야구장 시구와 치킨집 회동을 한 줄로 묶어 놓으니 AI 패권 경쟁이 아니라 잘 짜인 외식 코스처럼 읽힌다.
물론 이것을 세련된 동선 관리라고 칭찬할 수도 있다. 같은 사람을 이틀 만에 다시 만나고, 같은 치킨집을 다시 찾는 방식은 적어도 복잡한 설명이 필요 없는 투명한 취향이며, 숫자가 빠진 덕분에 발표는 누구에게도 반박당하지 않는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쯤 되면 '회동'이라는 말이 조금 과분하다. 삼겹살과 소주 다음에 치킨으로 넘어가는 동안 HBM, AI 데이터센터, PC 진출이 함께 따라붙어도, 독자가 먼저 기억하는 것이 깐부치킨 삼성점이라면 그 전략은 꽤 거지같다. 거대한 AI 협력이 결국 치킨집 재방문 스탬프를 채우는 방식으로 기록된다면, 마지막 변명은 이미 튀김옷 안에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