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20년 가까이 끌어온 작별 인사, 이번엔 정말 끝낸다는 ‘파이널 판타지 VII 레벌레이션’

스퀘어에닉스가 드디어 3부작의 마지막 편을 발표했다. 출시일은 당장 아니라 2027년 봄이고, 대신 플랫폼 목록은 유난히 길다.

a close-up of a computer
Photo by Ian Talmacs on Unsplash

스퀘어에닉스가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3부작의 마지막 작품 ‘Final Fantasy VII Revelation’을 공식 발표했다. 이 게임은 PC, PS5, Xbox Series X/S, 닌텐도 스위치 2로 동시 출시되며 시점은 2027년 봄이다. 타깃은 분명하다. 3부작의 종결을 알리면서도 당장 손에 잡히는 것보다 플랫폼 목록을 더 또렷하게 내민 이 발표다.

가장 선명한 정보가 ‘마지막 편’이라는 사실보다 PC, PS5, Xbox Series X/S, 닌텐도 스위치 2라는 줄 세우기라는 점은 제법 인상적이다. 식당이 메인 요리 설명은 빼고 영업시간과 지점 주소만 정성껏 읽는 꼴인데, 적어도 어디서 기다릴지는 친절하게 알려줬다고 칭찬해 줄 수는 있겠다.

출시는 2027년 봄이다. 지금이 아니라는 뜻을 이렇게 우아하게 포장하기도 쉽지 않다. 3부작의 결말을 알리는 자리에서 실제 결말보다 달력이 더 큰 역할을 맡았으니, 시간표만 보면 완성도는 이미 높다.

발표는 서머 게임 페스트 라이브 무대 영상과 함께 공개됐다고 하지만, 현재 드러난 핵심은 제목 ‘Revelation’과 먼 출시 시점, 그리고 동시 출시 플랫폼 정도다. 숫자가 빠진 덕분에 발표는 누구에게도 반박당하지 않는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다. 벤치마크도, 시스템도, 구체적 설명도 없으면 실망 역시 공식적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물론 동시 출시는 회사가 차별을 줄이려는 고결한 태도로도 읽힌다. 이번에는 누구를 먼저 기다리게 하고 누구를 나중에 달래야 할지 계산하는 수고조차 덜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함께 2027년 봄을 바라보게 만드는 방식은 공평하긴 하다. 느리지만, 공평하게 느리다.

결국 이번 발표가 분명하게 보여준 것은 단 하나다. 스퀘어에닉스는 ‘끝난다’는 말을 아주 오래 끄는 데 여전히 능숙하며, 이번에도 그 기술을 버리지 않았다. 졸업식을 열어 놓고 정작 졸업장은 2년 뒤 봄에 우편으로 보내겠다는 안내문 같은 발표 앞에서,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유난히 거지같이 오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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