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휴대폰 꺼내기 싫어서 지팡이를 들었다, 캐시앱의 결제 마법봉 출시
비접촉 결제를 더 간편하게 만든다더니, 결국 사람들에게 별 달린 막대를 쥐여줬다.
캐시앱이 비접촉 결제를 위한 액세서리 '캐시앱 완드'를 내놨다. 목표는 폰이나 카드를 꺼내지 않고 결제하게 하는 것이며, 조롱의 대상도 분명하다. 캐시앱은 이미 손에 들고 다니는 물건을 줄이겠다며, 손에 더 들고 다녀야 하는 별 달린 막대를 공식 제품으로 만들었다.
이 완드는 NFC가 들어간 무지갯빛 지팡이이고, 꼭대기에는 별 장식까지 붙었다. 기능 설명보다 외형 묘사가 먼저 달려나오는 제품은 대체로 자신의 본업에 자신이 없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결제 도구라기보다 계산대 앞에서 소품 검사부터 받을 것 같은 물건이다.
캐시앱은 이 물건이 이동 중에도 폰이나 카드를 꺼내지 않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참으로 세심하다. 열쇠를 잃지 않게 하겠다며 더 큰 열쇠고리를 목에 걸어주는 방식과 거의 같은 발상인데, 적어도 어색함을 숨길 생각은 포기했다는 점은 일관적이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이 제품이 소셜미디어에서 돌던 DIY 결제 케이스 유행을 공식 상품으로 받아 적었다는 사실이다. 남들이 3D 프린터로 장난을 치던 자리에 기업 로고를 박으면 전략이 되는 모양인데, 헛소리를 대량생산 가능한 형태로 정리한 점만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캐시앱은 또 미국 10대 5명 중 1명이 이미 캐시앱 카드를 쓰고 있다고 밝히며, 이 액세서리가 10대에게 어필하도록 설계됐다고 했다. 숫자 하나를 근거로 결제 경험을 개선하기보다 반짝이는 별봉을 들이민 것은, 고객 이해라기보다 고객을 멍청하게 보는 태도에 가깝다. '10대용'이라는 말은 여기서 면책조항처럼 쓰였지만, 유치함이 타깃팅이 된다고 해서 덜 유치해지지는 않는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작동할 것이다. NFC가 들어갔으니 결제는 되겠고, 그래서 더 거지같다. 굳이 현실 전체를 코스프레 소품함으로 만들 필요는 없는데도 캐시앱은 해냈다. 폰을 안 꺼내게 해주겠다던 회사가 결국 내놓은 것이 별 달린 막대라면, 이제 남은 변명은 기능이 아니라 취향뿐인데 그것도 이미 개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