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라벨은 붙여드렸습니다, 이제 피할 수는 없습니다: 플랫폼들의 AI 쓰레기 방치 미학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은 AI 생성물임을 알려주는 데는 열심이지만, 안 보이게 해달라는 가장 쉬운 요구 앞에서는 갑자기 용기가 사라졌다.
온라인에서 AI 생성 콘텐츠를 피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같은 플랫폼들은 지난 1년간 콘텐츠 인증과 라벨링은 강화했지만 정작 사용자가 그것을 걸러낼 필터는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표시는 해주되 치울 생각은 없는 이 구조는, 무능과 태만이 만나면 얼마나 단정한 사용자 경험이 나오는지 차분히 증명한다.
이들 플랫폼은 AI로 만든 이미지, 영상, 음악에 자동 라벨을 붙여 인간 창작물과 구분하려 한다. 참으로 고맙다. 식당 입구에 상한 재료라고 써붙여두고도 주방에서는 계속 내보내는 식의 투명성은, 적어도 손님이 왜 기분이 나쁜지는 정확히 알게 해준다.
문제는 그 라벨이 대개 설명란이나 영상 위 오버레이에 붙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사용자는 이미 피드에서 그것과 마주친 뒤에야 ‘아, 이것이었군’ 하고 깨닫는다. 피하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건 사후 감상이 아니라 사전 차단인데, 플랫폼들은 여기서 등신같이 행동한다.
더 우아한 부분은 범위를 넓혀 이미지, 비디오, 음악까지 세세하게 구분해 놓고도, 그 범주 자체를 사용자 설정에서 꺼버리게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제품에서 제품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스위치를 빼면 발표는 상당히 완성도 높아진다. 경고는 정교하고 탈출구는 없다니, 비상구 위치는 형광펜으로 칠해두고 문은 잠가둔 건물과 다를 바 없다.
데비언트아트 사례는 특히 정직하다. 관련 기능이나 접근 경로를 피드나 스토어 페이지에서 바로 찾을 수 없어서, 사실상 한쪽에 숨겨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기능을 감춰두면 불만 제기도 줄어드는 법이다. 찾지 못한 사용자는 아직 실망할 자격도 얻지 못했으니, 서비스 운영은 이보다 더 깔끔할 수 없다.
결국 플랫폼들은 AI 생성물 여부를 알려주는 일에는 열심이면서, 사용자가 그것을 덜 보게 해달라는 요구 앞에서는 갑자기 겁쟁이가 된다. 보라고 밀어 넣은 뒤 설명란에 사과문 비슷한 꼬리표를 붙이는 방식은 개판이다. 이제 마지막 변명도 없다. 뭘 보여주는지 이미 안다고 했으면, 이제는 안 보이게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