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폭염 앞에서 건설업계가 꺼낸 비책, 드디어 ‘쉬면 상 주기’였다
드론과 웨어러블까지 동원한 끝에 확인된 사실은 사람은 더우면 쉬어야 한다는 점이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예고되자 현대건설, 동부건설, 부영그룹, SK에코플랜트 등 건설업계가 온열질환 예방 총력전에 나섰다. 물과 휴게소를 넘어서 드론과 웨어러블까지 등장했는데, 이렇게 장비를 잔뜩 붙여 놓고 최종적으로 발표한 내용이 ‘더우면 쉬고, 위험하면 멈춘다’는 점에서 이번 총력전은 상식을 겨우 회사 언어로 번역한 작업에 가깝다.
현대건설은 업계 최초로 휴게시설에서 쉬면 포상을 주는 ‘휴식 인증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쉬는 사람에게 상까지 줘야 휴식이 허용되는 조직문화라면, 그 제도는 혁신이라기보다 뒤늦은 자백에 가깝고, 인간의 체온조절 기능을 사내 이벤트로 승격시킨 셈이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체열 감지 웨어러블 장비로 폭염 취약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겠다고 했다. 물론 팔목에서 숫자가 뜬다고 그늘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상식이 늦게 도착할 때 웨어러블은 아주 단정한 지연 통지서 역할은 한다.
동부건설은 굴착부, 사면, 흙막이, 침수 예상구역의 사전점검을 확대하고,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상부 구조물과 사면은 드론으로 점검해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했다. 드론을 띄워 확인한 결론이 결국 ‘위험한 곳은 위험하다’라면 참으로 비싼 온도계이고, 기술은 높이 날았지만 내용은 바닥에 붙어 있다.
동부건설은 또 ‘안전보다 우선되는 작업은 없다’는 원칙 아래 폭염이나 급박한 위험 상황에서 작업중지권 사용을 적극 보장한다고 밝혔다. 이 문장은 듣기에는 훌륭하지만, 원칙을 기사에 적는 일과 현장에서 실제로 멈추는 일 사이에는 늘 건설사들이 사랑해 온 거리감이 있어서, 굳이 강조한 대목이 더 불편하다.
부영그룹과 SK에코플랜트는 고용노동부의 폭염안전 5대 기본 수칙, 즉 시원한 물·그늘·규칙적 휴식·보냉장구·응급조치를 적극 반영한다고 했다. 체감온도 33도 이상이면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35도 이상이면 옥외작업 중지 권고, 38도 이상이면 긴급 작업을 제외한 옥외작업 전면 중단이라는 기준까지 제시했는데, 이렇게 숫자를 정갈하게 붙여 놓으니 폭염도 결재선 따라 움직일 것처럼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9일 고용노동부 경기청과 함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에서 예방 캠페인을 열고 쿨스카프를 지급하며 냉방 장치도 점검했다. 좋다, 물건도 나눠주고 장치도 본다; 다만 이런 조치들을 드론, 웨어러블, 스마트 솔루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고 해서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선풍기에 블루투스를 붙였다고 바람이 새 원리로 부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