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AI는 세상을 바꾼다더니, 브로드컴 가이던스 12억달러 부족에 반도체주가 먼저 무너졌다
대세론은 거창했지만, 160억달러라는 숫자 앞에서는 의외로 섬세하게 삐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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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lue and green light streaks
5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27% 폭락했고, 다시 불거진 AI 거품론의 표적은 분명했다. 시장은 AI 대세론을 장엄하게 외치다가도, 그 대세를 떠받치던 반도체주가 하루 만에 무너지자 갑자기 현실을 기억해냈다.
도화선은 브로드컴이었다. 분기 실적 자체는 선방했는데도 3분기 AI 칩 매출 가이던스가 160억달러로 예상치 172억달러에 못 미치자 주가는 하루 만에 12.6% 급락했고, 미래를 판다고 해 놓고 12억달러 모자라자 주저앉는 모습은 우주선 홍보물 뒤에 붙은 종이 사다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이크론도 HBM 경쟁력의 총아로 불리더니 13.25% 급락했고,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라는 942억달러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HBM이 그렇게 핵심 먹거리였다면, 적어도 시장은 먹기 전에 접시부터 떨어뜨리는 개판은 피했어야 했다.
더 우아한 장면은 거시경제가 연출했다. 5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17만2천명 증가해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 강하게 나오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AI 낙관론은 고용지표 한 장에 찬물을 맞았다. 경제가 멀쩡하다는 소식이 AI 주식에는 악재가 되는 구조라면, 이 서사는 성장보다 할인율에 더 충성스럽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5% 선을 돌파했고 30년물은 5%를 넘어섰다.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AI 인프라 투자 이야기를 해 놓고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자 표정부터 바뀌는 건, 발전소를 짓겠다며 연장선 길이부터 걱정하는 공사판만큼 멍청하기 짝이 없다.
업계는 과거의 AI 거품론과 이번 폭락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맞는 말이다. 예전엔 엔비디아 독점 공급 같은 호재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이 비교적 빨리 회복할 수 있었고, 지금은 빅테크가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 HBM 수요 둔화와 DRAM 가격 방어선까지 흔들릴 수 있다. 그러니 이번 교훈은 단순하다. AI가 아니라 숫자가 시장을 지배했고, 그 숫자가 금리와 가이던스 앞에서 이 정도로 초라했다면 대세론은 원래부터 그렇게 단단한 물건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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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다시 불거진 'AI 거품론'…반도체주 폭락이 더 뼈아픈 이유 (연합인포맥스 증권)
본 기사는 실제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풍자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