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LORADIAN 2013

기술

마인크래프트에서 광질도 제작도 뺀 게임, 이번엔 날짜부터 먼저 캐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하나의 ‘마인크래프트지만 그건 없는’ 속편을 9월 29일로 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스핀오프 속편인 ‘마인크래프트 던전스 2’를 2026년 9월 29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3월의 짧은 트레일러에서 가을 2026이라고만 말하던 게임이 이제 정확한 날짜를 얻었고, 이쯤 되면 타깃은 분명하다. 이번에 가장 또렷해진 것은 게임의 얼굴보다 달력의 숫자다.

문제는 이 시리즈가 여전히 ‘마인크래프트’라는 이름표를 달고도 광질도 없고 제작도 없다는 데 있다. 던전을 돌고 장비를 줍는다고 하니 설명은 솔직하다. 간판은 피자가게인데 반죽과 치즈는 빼고 토핑의 접근성만 자랑하는 셈이라서 그렇지.

원작 ‘마인크래프트 던전스’는 2020년에 나왔고, 당시 ‘더 가볍고 가족 친화적인 디아블로’라는 평을 들었다. 참으로 정중한 표현이다. 마인크래프트의 대표 동작들을 비워 놓고도 다른 게임의 완만한 친척으로 소개될 수 있다면, 적어도 자기 정체성을 희석하는 데는 꾸준했다는 뜻이니까.

마이크로소프트는 3월에 짧은 트레일러로 먼저 얼굴만 비추고, 이제 와서 9월 29일이라는 날짜를 새 정보처럼 올려놨다. 벤치마크가 없다는 점은 장점이다 같은 식의 변명을 게임에도 적용하면, 내용보다 일정이 앞서가는 이 개판도 ‘예측 가능한 개발’이라고 부를 수는 있겠다. 출시일 공개가 가장 선명한 새 정보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보물상자보다 라벨 프린터가 더 열심히 일한 결과에 가깝다.

플랫폼은 화려하다. 닌텐도 스위치, 스위치 2, PC, PS5, Xbox 시리즈 X/S까지 거의 안 가는 곳이 없다. 다만 여러 기기에 동시에 낸다고 해서 빠진 핵심 두 개가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어디서 실행하든 플레이어는 결국 같은 사실을 만나게 된다. 마인크래프트라고 써 있는데, 정작 마인크래프트의 기초 공사는 또 빠져 있다.

그래서 이 속편이 싫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마인크래프트 던전스 2’는 자기 이름이 약속하는 것보다 자기 부제가 암시하는 장르에 더 충실한 게임처럼 보인다. 9월 29일이 오면 적어도 핑계 하나는 사라진다. 더는 가을 2026의 안개 뒤에 숨을 수 없고, 그때도 광질과 제작이 없다면 그건 선택이지 오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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