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LORADIAN 2013

기술

2조 원도 아니고 20억 달러인데, 셸비빌 시장은 왜 반대 주민 집부터 검사했나

데이터센터 논쟁에서 나온 첫 해명은 설계도도 교통대책도 아니라 주택 모욕이었다.

인디애나주 셸비빌에서 제안된 2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가 정치적 화약고가 된 가운데, 스콧 퍼거슨 시장은 반대 주민을 설득하는 대신 '형편없는 집'에 사는 사람들만 반대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도시의 쟁점이 전력, 부지, 교통이 아니라 남의 집 수준 판정으로 정리됐다면, 적어도 행정은 매우 간편해졌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이 발언이 사석에서 흘린 헛기침이 아니라 카메라에 잡혔다는 점이다. 공적 논쟁 한복판에서 나온 말이 고작 반대 표지판을 본 뒤 주거 모욕이었다는 사실은, 도시 계획을 설명하라 했더니 부동산 중개업자의 성질 테스트를 꺼낸 격이다.

더 우아한 대목은 뒤이은 해명이다. 시장 본인은 추가 논평을 거부했고, 대신 대변인이 '단어 선택이 불쾌감을 줬을 수 있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발언 내용이 아니라 상대의 기분만 관리하는 이 방식은 참으로 효율적이다. 숫자가 빠진 덕분에 누구도 반박 자료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

셸비빌 주민들이 문제 삼는 것은 데이터센터 자체와 그 유치 과정인데, 시장은 반대 이유를 주택 상태로 번역해 버렸다. 정책 갈등을 계급 취향 검사처럼 바꾸는 솜씨는 멍청하기 짝이 없지만, 적어도 토론을 개판으로 만드는 데는 꽤 직접적이다.

더구나 이 사업은 작은 도시를 흔들 만큼 큰 20억 달러짜리 제안이다. 그 정도 규모면 최소한 왜 필요한지, 왜 지금인지, 왜 주민들이 틀렸는지쯤은 설명할 법한데, 셸비빌 시정은 담장 너머 집 상태를 평론하는 동네 뒷마당 방송으로 응답했다.

그래도 시장은 한 가지 미덕을 보여줬다. 추가 발언을 피함으로써 처음 내놓은 형편없는 논리를 더 거지같게 다듬는 실수는 하지 않았다. 반대 주민 집이 아니라 자기 논리의 상태부터 점검했어야 했다는 사실만 빼면, 더 이상 뺄 구실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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