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LORADIAN 2013

기술

신시사이저를 리뷰하던 남자가 감시국가 AS센터가 된 이유

벤 조던은 장비를 설명하다가, 장비가 사용자를 설명하고 있다는 더 불쾌한 기능을 발견했다.

벤 조던은 플래시벌브라는 이름의 음악 활동과 유튜브 채널 ‘Benn and Gear’의 신시사이저·이펙트 페달 리뷰로 알려졌지만, 약 5년 전부터 채널의 방향을 감시 기술과 보안 문제 쪽으로 틀었다. 요약하면 음악 장비를 설명하던 사람이 이제는 기술이 사용자를 어떻게 들여다보는지 설명하고 있는 셈인데, 업계로서는 꽤 모욕적인 인사 이동이다.

그가 지적한 것 가운데 하나는 플록의 카메라 시스템 보안 결함이다. 남을 지켜보는 장비가 정작 자기 문단속은 거지같다는 사실은, 제품 콘셉트가 얼마나 정직한지 보여준다. 현관문에 달린 카메라가 도둑보다 서버와 더 친한 셈이다.

링 카메라는 해킹이 얼마나 쉬운지 시연 대상이 됐다. 집 안에 들이는 물건이 이렇게 손쉽게 설명된다는 건 사용자 친화적이라고 불러도 되겠다. 침입의 난도를 낮춰 모두에게 열린 경험을 제공했으니, 적어도 접근성 하나는 일관됐다.

유니트리의 로봇개는 중국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는 듯한 정황이 언급되며, 귀엽게 걷는 기계가 반드시 순진한 것은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 로봇개에 달린 다리가 많아질수록 핑계도 네 발로 안정적으로 걸어간다. 기능 소개가 산책 자세에 머물수록, 네트워크 행선지는 더 수상하게 빛난다.

기사는 벤 조던을 이제 최고의 음악 장비 유튜버 중 한 명에서 최고의 사이버보안 유튜버 중 한 명으로 옮겨 놓는다. 업계는 이 대목을 자랑으로 들으면 안 된다. 신스를 만지던 사람이 보안 감시의 허점을 추적하게 됐다는 건, 제품들이 악기에서 감시기기로 너무 성실하게 진화했다는 자백에 가깝다.

더 기막힌 건 같은 맥락에서 100퍼센트 무료이고, 강력하며, 문서화가 훌륭하고, 완전히 브라우저에서 실행되는 음악 프로그래밍 언어 같은 사례가 함께 놓인다는 점이다. 돈을 더 받는 하드웨어들이 꼭 더 수상하고 더 닫혀 있어야 할 이유는 원래 없었다. 그런데도 아마존 에코 쇼 3세대 같은 제품은 화면까지 붙여 감시를 더 친절하게 만든다. 이제 남은 변명은 편리하다는 말뿐인데, 편리함이란 단어는 기기가 당신을 들여다보는 순간부터 등신같이 행동하는 마케팅 문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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