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게임 업계가 드디어 한마음이 됐다: 모두가 GTA 6를 피해 달아나는 중이다
서머 게임 페스트 2026은 신작 공개 행사이면서 동시에 11월 19일을 비워 두는 집단 행동 요령이었다.
서머 게임 페스트 2026은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제프 케일리의 대형 행사와 여러 소규모 발표를 한 주에 몰아넣은 공개 주간이다. 표면적으로는 게임 뉴스의 성수기지만, 실제로 이번 주의 주인공은 서머 게임 페스트 자체라기보다 GTA 6의 11월 19일 발매일 앞에서 일정을 접는 업계의 집단적인 자세 교정이었다.
보도된 대로 이번 주에는 20개가 넘는 게임이 전시됐다. 그런데 가장 큰 줄거리가 “무엇이 나왔나”가 아니라 “누가 GTA 6를 피했나”라는 점은, 축제 현수막을 걸어 놓고도 실제 프로그램은 전원 비상구 위치를 확인하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플레이스테이션은 9월 출시를 앞둔 울버린의 새 모습을 공개하며 먼저 포문을 열었다. 좋은 시작처럼 들리지만, 업계 전체의 공기가 워낙 눈치 보기로 가득해 이런 공개조차 신작 자신감이라기보다 거대한 트럭을 본 비둘기 떼처럼 출시 일정표가 한쪽으로 흩어지는 장면의 일부로 보인다.
세 주요 콘솔 업체가 모두 가격을 올렸고 PC 휴대용 기기 제조사들도 하드웨어 가격을 올렸다는 사실도 빠지지 않았다. 참으로 정직하다. 기계는 더 비싸졌고, 그래서 소비자는 발표 영상과 로고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가장 저렴한 취미를 강제로 배정받았다.
그 와중에 RGG 스튜디오는 Stranger Than Heaven에 1월 15일 출시일을 붙이고, 거기에 투팍 캐스팅 발표까지 얹었다. 정보가 많다고 질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렇게 성실하게 증명하기도 어렵다. 새 리메이크, 새 컵헤드 타이틀, 별별 발표가 줄줄이 나와도 정작 기억에 남는 것은 업계가 일정표를 들고 벌이는 숨바꼭질이라는 사실이 멍청하기 짝이 없다.
엑스박스의 큰 쇼는 아직 일요일 오후 1시 ET에 남아 있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무능이 아니라 절제라고 우길 수 있다. 남들 다 떠든 뒤 마지막에 등장하면 존재감이 생긴다는 계산일 텐데, 시험 끝난 교실에 혼자 늦게 들어와 답안지 눈치부터 보는 학생처럼 보인다면 그건 시간표 탓만은 아니다.
결국 이번 서머 게임 페스트는 발표 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발표가 많을수록 업계의 겁이 더 선명해지는 구조라서 우스웠다. 20개가 넘는 게임을 늘어놓고도 모두의 시선을 한 게임의 11월 19일에서 떼지 못했다면, 이건 축제가 아니라 일정 공포증의 라이브 데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