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LORADIAN 2013

기술

안 나왔는데도 11월을 봉쇄했다, GTA VI 앞에서 출시 일정이 먼저 항복했다

울버린은 9월 15일로 물러나고, 콜 오브 듀티는 10월로 비키고, 페이블은 아예 2027년으로 도망갔다.

Grand Theft Auto VI가 이번 Summer Game Fest 키노트에 직접 나온 것은 아니지만, 표적은 분명했다. GTA VI의 2026년 11월 출시를 앞두고 게임사들이 일정을 앞당기거나 멀리 밀면서, 업계가 작품 공개보다 그 빈자리에 더 크게 반응하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졌다.

핵심은 단순하다. GTA VI가 나오는 11월은 사실상 비어 있다고 한다. 대작 하나를 피하려고 달력 한 달을 통째로 금지 구역처럼 비워두는 업계라면, 경쟁 전략을 논할 단계는 이미 지났고 그냥 집단적으로 겁을 먹은 것이다.

소니의 대형 독점작 울버린은 이미 9월 15일로 잡혔고,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도 10월에 나온다. 이것을 치밀한 포트폴리오 배치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밖에서 보면 둘 다 11월 사정거리 밖으로 몸을 빼는 장면일 뿐이라, 표현만 고급스러워졌을 뿐 내용은 꽤 초라하다.

더 한심한 대목은 SGF Live에서 여러 큰 게임이 아예 2027년 출시 계획을 내놨다는 점이다. 아직 상륙하지도 않은 태풍 때문에 상점들이 미리 셔터를 내린 꼴인데, 여기서는 태풍도 아니고 아직 행사장에도 안 나온 게임 하나가 달력부터 쓸어버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페이블을 또 2027년으로 미루면서 이유로 '올해는 놀라운 게임들로 가득하다'고 말했고, 거기에 GTA VI를 이름까지 붙여 언급했다. 겁먹은 게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면서 무서운 상대의 실명을 직접 적는 건 멍청하기 짝이 없다. 변명을 이렇게 친절하게 공식화해주니, 적어도 누가 누구를 피하는지는 더는 해석이 필요 없다.

물론 모든 게임이 GTA VI 때문에 날짜를 바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일부가 그랬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민망하다. 전작이 세 콘솔 세대에 걸쳐 거의 2억3천만 장 팔리고 온라인 모드로 계속 돈을 끌어모은 시리즈 앞에서 다들 고개를 숙였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GTA VI는 게임이라기보다 일정 조정 장치에 가깝다. 안 보여도 다들 비키고, 이름만 나와도 다른 작품이 월을 옮긴다. 11월이 텅 비어 있는데도 이것이 우연이라고 우길 생각이라면, 그건 시장 분석이 아니라 달력 앞에서 등신같이 행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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