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화면을 버리자 드디어 괜찮아졌는데, 구글은 거기에 또 말을 붙였다
핏빗 에어는 조용할수록 낫고, AI 코치는 그 사실을 가장 시끄럽게 증명했다.
구글의 Fitbit Air는 100달러짜리 화면 없는 피트니스 트래커로, 작고 편해서 차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게 만드는 제품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미니멀한 장점을 살리기는커녕, 구글이 AI Health Coach라는 수다스러운 덤을 얹어 조용한 기계를 굳이 다시 귀찮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제품의 가장 또렷한 미덕은 스마트워치보다 훨씬 편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손목에서 화면을 치워놓고 소프트웨어 쪽에서 코치 행세를 시작하면, 결국 알림창 대신 잔소리를 판 셈이라 좀 거지같다.
Fitbit Air는 화면을 버리고 작은 건강 센서 퍽만 남긴 덕분에 존재감이 옅다. 조용한 만년필을 샀더니 뚜껑에서 생활 코치가 튀어나오는 식인데, 이런 구성이야말로 제품에서 제품 철학을 제거하는 가장 현대적인 방법일 것이다.
더 우아한 부분은 액세서리 가격이다. 수영이나 강한 운동에는 실리콘 액티브 밴드를 권장하면서 35달러를 받고, 조금 더 점잖아 보이는 폴리우레탄 Elevated 밴드는 50달러인데, 본체가 100달러인 제품에 밴드 하나를 반값으로 붙이는 침착함은 멍청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기사에 따르면 Active Band는 Air 퍽을 조금 더 잘 가려준다. 본체를 더 잘 숨겨주는 밴드에 따로 돈을 내는 구조는 꽤 솔직하다. 팔고 싶은 것은 트래커인데, 만족은 안 보일수록 커진다는 믿음이 아니고서야 설명이 어렵다.
물론 구글 입장에서는 일관성이 있다. 사용자는 화면 없는 단순함을 원했고, 회사는 그 단순함 위에 불필요한 AI 코치와 값비싼 밴드를 얹어 아무도 요청하지 않은 복잡성을 제공했다. 이쯤 되면 Fitbit Air의 최고의 기능은 추적이 아니라, 무엇을 빼야 제품이 좋아지는지 구글 스스로 시연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