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LORADIAN 2013

시장

스페이스X라더니 먼저 뜬 건 금감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우주 청약은 시작됐고, 점검은 그보다 더 현실적으로 착수됐다.

금융감독원이 5일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청약 판매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착수한다. 대상은 개인·법인 전문투자자에게 팔린 건이고,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 규정 준수 여부를 보겠다고 했다. 스페이스X라는 이름은 충분히 높이 떠 있는데, 미래에셋증권은 일단 바닥의 기본 절차부터 점검받게 됐다.

금감원이 가장 먼저 보겠다고 한 것은 이 거래가 공모가 아닌 사모로 진행된 게 맞는지다. 우주 기업 청약을 판다더니 제일 앞단의 질문이 분류표 확인이라면, 로켓 발사 전 연료 종류부터 다시 묻는 격이다. 제품에서 가장 화려한 부분만 먼저 들이밀고 가장 기초적인 구분은 감독당국이 현장에서 확인하는 방식은 멍청하기 짝이 없다.

금감원은 고환율 국면에서 위험 고지가 충분했는지도 들여다본다. 달러-원 환율이 1,550원에 육박한 시점에 우주선 표를 팔아놓고 먼저 확인하는 것이 탑승객의 상상력이 아니라 환율 경고문이었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아주 정직하다. 꿈은 달러로 계산되고, 설명은 나중에 점검으로 계산된다.

이번 청약 대상이 전문투자자라는 점도 별로 위엄 있게 들리지 않는다. 금감원 스스로 제도적 허점 때문에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살펴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전문투자자에게 팔았으니 괜찮았을 것이라는 자기위안은, 양복을 입혔다고 설명 의무가 사라진다고 믿는 수준의 게으른 믿음일 뿐이다.

총 모집 예정금액은 5억달러이고, 이날 판매된 물량은 3억달러어치였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감독당국은 현장점검에 들어가고,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8일 나머지 2억달러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판매 속도와 점검 속도가 나란히 달리는 모습은 효율적이라기보다 거지같다. 브레이크등이 켜진 차로 예약 손님을 더 태우겠다고 하는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금감원은 점검 기간도 아직 미정이라고 했다. 그것마저 깔끔하다. 아직 무엇을 얼마나 기본부터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 세는 단계라는 뜻이니, 적어도 허세는 없다. 스페이스X라는 간판이 아무리 크더라도, 공모인지 사모인지와 환율 위험 고지부터 현장에서 점검받는 판매라면 이미 마지막 변명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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