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벨킨, 스위치 2를 더 오래 하게 해주겠다며 결국 케이스까지 끼워 파는 손잡이 공개
자석이 안 붙는 기기에 자석 배터리를 붙이기 위해 보호 케이스를 끼우는, 꽤 성실한 우회로다.
벨킨이 스위치 2용 Charging Grip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Joy-Con용 두툼한 미끄럼 방지 그립과 10,000mAh 배터리 팩을 묶어 배터리를 3~4시간 늘려주겠다고 하며, 가격은 99.99달러다.
문제는 이 야심찬 자석 배터리가 스위치 2 본체에는 곧바로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위치 2가 자석 액세서리를 네이티브로 지원하지 않아서, 벨킨은 포함된 보호 케이스를 먼저 씌운 뒤 그 위에 배터리를 붙이게 했다. 문이 없는 집에 최신 도어락을 달겠다며 먼저 벽부터 세우는 식인데, 최소한 우회가 아주 노골적이라 숨기지도 않는다.
배터리는 짧은 일체형 USB-C 케이블로 상단 포트에 30W 전력을 넣는다. 무선 충전이 없으니 결국 선은 써야 하고, ‘자석으로 깔끔하게 붙는다’는 인상 뒤에서 케이블이 실무를 처리한다. 제품에서 무선성을 빼고 나면 발표는 상당히 정직해진다.
벨킨은 10,000mAh라는 숫자를 앞세우지만, 실제로 말하는 추가 사용 시간은 3~4시간이다. 이쯤 되면 대용량 배터리라기보다 연장전 티켓에 가깝다. 숫자가 큰 덕분에 인상은 남고, 결과가 소박한 덕분에 실망도 과도하게 확장되지는 않는다.
도크 호환성 설명도 훌륭하게 조건부다. 케이스를 낀 채 TV 도크에 넣을 수는 있지만, 배터리는 제거해야 한다. 붙였다가 떼는 절차를 ‘유연한 사용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그냥 번거로움을 부품 단위로 나눠 판 것에 더 가깝다. 휴대용 게임기를 더 편하게 쓰게 해준다며 등에 보조배터리 혹을 다는 모습은 운동화에 여분 밑창을 테이프로 붙인 것과 닮았다.
색상은 블랙, 라일락, 올리브 그린으로 나온다. 손에 쥐는 감촉과 색 선택권은 분명 제공되지만, 99.99달러를 내고 사는 핵심이 결국 ‘그립이 좀 커졌고, 배터리는 따로 떼어야 하며, 케이블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 제품은 개판이라기보다는, 굳이 이렇게까지 돌아가야 했나 싶을 만큼 성실하게 복잡하다.
물론 Joy-Con을 분리한 상태나 본체에 결합한 상태 모두에서 그립을 쓸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다만 손잡이, 케이스, 자석 배터리, 짧은 케이블, 도킹 전 분리 절차를 다 거친 끝에 얻는 것이 3~4시간이라면, 벨킨이 판 것은 배터리라기보다 체념의 프리미엄 패키지다. 마지막 변명까지 걷어내면 이 제품은 스위치 2의 결핍을 보완했다기보다, 그 결핍 주변에 액세서리 층을 한 겹 더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