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LORADIAN 2013

기술

방 안 지갑 찾는데 화살표까지 띄웠다, 블루투스 추적기의 야심은 생각보다 초라하다

에어태그 2세대, 타일 프로, 페블비 클립 5와 카드 5는 분실을 해결한다기보다 부주의를 정밀하게 시각화한다

블루투스 추적기 추천 목록의 중심에는 애플 에어태그 2세대, 타일 프로, 페블비 클립 5, 페블비 카드 5가 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열쇠, 지갑, 리모컨을 찾게 해주는 제품들이라고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이 시장이 겨냥하는 대상은 물건이 아니라 늘 "방금 전까지 거기 있던" 물건을 또 놓친 사람들이다.

설명은 더없이 솔직하다. 어떤 사람은 지갑을 제자리에 두고 열쇠를 잃지 않으며 리모컨도 소파 쿠션 사이로 보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를 위해 별도 제품군이 필요해졌다는 사실이 핵심인데, 생활 습관 하나를 카테고리로 승격시키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거지같이 정리된 일상이 드디어 정식 명칭을 얻는다.

일부 제품은 초광대역 칩, 즉 UWB로 방 안에서 물건의 정확한 위치를 찾게 해주고 알람도 울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조용해서 세련된 것이 아니라, 이제 삑삑 소리로도 해결하기 귀찮아진 상태를 프리미엄 기능처럼 파는 것이다. 소파 쿠션 사이 리모컨을 UWB로 추적하는 풍경은 우주항법으로 양말 한 짝을 수색하는 꼴인데, 기술은 대단하고 쓰임은 민망하다.

에어태그 2세대는 여기서 최신 UWB 칩과 Find My 앱의 화면 속 화살표까지 동원한다. Precision Finding이라는 이름도 정중하게 붙였지만, 실상은 성인에게 실내 보물찾기 안내선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방향 감각을 제품 기능으로 외주화한 끝에 얻은 결과가 지갑까지의 화살표라면, 그건 혁신이라기보다 등신같이 행동한 하루의 시각 자료다.

타일 프로, 페블비 클립 5, 페블비 카드 5가 나란히 놓인 장면도 훌륭하다. 클립형과 카드형으로 분실의 모양새를 세분화해 둔 덕분에 사용자는 자기 부주의에 가장 잘 맞는 형식을 고를 수 있다. 제품에서 잃어버리지 않는 습관만 빼면 라인업은 상당히 충실하며, 이름 뒤의 5는 반복된 개선보다 반복된 분실의 역사를 더 또렷하게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이런 기능들은 매우 편리하지만 오용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여진다. 이것은 자랑과 경계문을 한 문장에 욱여넣은 표현인데, 적어도 단순한 열쇠고리 장난감은 아니라는 점만은 인정해 준 셈이다. 다만 마지막 변명은 여기서 끝난다. 방 안 물건 위치를 화살표로 알려줘도 못 찾는다면, 이제 문제는 블루투스도 UWB도 아니고 그냥 당신 손과 소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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