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플레이스테이션, 한 시간 방송 끝에 ‘우리가 잘하던 것’ 다시 발견
비싼 라이브서비스 헛발질 뒤에 싱글플레이를 새 결단처럼 내놓는 뻔뻔함은 여전히 현역이다.
플레이스테이션은 2026년 6월 State of Play에서 자사의 초점을 다시 분명히 했다. 비용이 크게 든 라이브서비스 삽질 뒤에, 한 시간짜리 쇼케이스의 시작과 끝을 프리미엄 서사형 싱글플레이로 묶으며 자신들의 복귀를 선언했다. 타깃은 분명하다. 이번에 조롱받아야 할 것은 플레이스테이션의 게임 취향이 아니라, 그 취향을 잊었다가 다시 발견한 척하는 태도다.
쇼케이스의 끝은 Santa Monica Studio의 메인라인 싱글플레이 신작 God of War Laufey였다. 아주 든든한 카드다. 문제는 그 든든함이 새 전략의 증거가 아니라, 결국 가장 안심되는 서랍을 다시 연 흔적이라는 점이다. 잘하던 걸 또 잘하겠다고 말하는 데 이렇게 장중한 연출이 필요한 회사라면, 그 전 단계가 얼마나 멍청하기 짝이 없었는지도 함께 떠오른다.
중간에 배치된 타사 라인업도 같은 메시지를 밀었다. Remedy의 Control Resonant, Konami의 Silent Hill: Townfall은 9월 24일, Capcom의 Onimusha: Way of the Sword는 9월 25일 출시 예정으로 소개됐다. 남의 작품을 줄줄이 세워 놓고 자기 정체성이 돌아왔다고 발표하는 꼴인데, 적어도 이번에는 남의 장르가 아니라 남의 싱글플레이를 빌려 와서 자사 각성문을 읽었다.
Until Dawn 2도 나왔지만 일정은 ‘내년 언젠가’였다. 참으로 편리한 발표다. 숫자가 흐릴수록 방향성은 선명해 보이고, 구체성이 없을수록 실망도 당장 집계되지 않는다. 제품에서 날짜를 빼면 메시지는 아주 깨끗해진다. 이 정도면 불확실성을 기능처럼 파는 수준이다.
예외는 Bungie의 extraction shooter인 Marathon 시즌 2였다. 기사 표현대로 고전 중인 게임의 시즌 2를, 싱글플레이 복귀를 강조하는 쇼케이스에 굳이 넣은 건 접었다고 말하면서도 서랍은 닫지 못한 태도에 가깝다. 실패한 메뉴를 치운 뒤 원래 잘 팔리던 요리를 철학인 척 다시 써 붙인 식당이, 구석에 문제의 메뉴 사진만 작게 남겨 둔 셈이다.
물론 Helldivers 2는 큰 성공이고 Gran Turismo 7도 계속 굴러간다. 그래서 더 우습다. 플레이스테이션은 할 수 있는 것도 있었고, 원래 특히 잘하던 것도 분명했는데, 비싼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야 그 사실을 발표용 문장으로 다시 배웠다. 이걸 귀환이라고 부를 수는 있다. 다만 마지막 변명까지 치우면 뜻은 하나다. 괜히 못하는 데서 시간과 돈을 태우고, 이제 와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