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LORADIAN 2013

기술

구글 AI 검색, 이제야 남의 글을 빼달라는 요청을 받기로 했다

영국 CMA가 정한 새 예절은 단순했다. 가져다 쓸 거면 최소한 거절 버튼부터 만들라는 것이다.

구글의 AI 검색 기능, 특히 AI Overviews가 영국 경쟁시장청(CMA)의 새 행위 규칙에 따라 게시자에게 제외 선택권을 제공해야 하게 됐다. 핵심은 간단하다. 웹사이트 운영자는 자기 콘텐츠가 이런 AI 검색 기능에 나타나지 않게 하거나, 그 용도로 쓰이지 않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더 많은 통제'라는 표현이다. 참 공손한 문장이다. 이전에는 통제가 덜했다는 말을 이렇게 정중하게 돌려 쓰면, 구글이 남의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 먹다가 이제야 초인종 정도는 누르겠다고 약속하는 장면도 예의 바르게 보인다.

CMA가 굳이 규칙으로 적어 넣은 대상은 AI Overviews 같은 구글의 AI 검색 기능이다. 이름은 마치 사용자를 위해 세상을 정리해주는 서비스 같지만, 게시자 입장에서는 자기 글이 어디까지 검색 결과이고 어디부터 요약 재료인지 구글이 알아서 흐려놓은 장치에 더 가깝다. 제품에서 가장 민감한 경계선을 회사가 아니라 규제기관이 대신 그어줬다는 점에서, 완성도는 꽤 거지같다.

더 우아한 부분은 선택권의 성격이다. 게시자는 웹사이트가 구글 검색에 보이는 문제와, 그 콘텐츠가 AI 기능에 쓰이는 문제를 따로 다루고 싶어 했다. 이런 기본 분리조차 규제가 있어야 나온다는 사실은, 구글이 검색 인프라 기업이면서도 정작 '세부 설정'의 존재를 뒤늦게 발견한 척한다는 뜻이다. 안전벨트를 옵션으로 팔다가 공문 받고 기본 장착으로 돌리는 회사처럼 군 셈이다.

물론 구글을 굳이 변호하자면 일관성은 있다. 먼저 기능을 만들고, 그다음 남의 콘텐츠가 어디까지 들어가도 되는지 묻는 방식은 대단히 효율적이다. 상대의 동의를 초기에 받지 않으면 일정 관리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경청은 듣기 전에 이미 대답을 제출해 둔 사람에게 특히 잘 어울린다.

결국 영국의 판단은 복잡한 철학이 아니다. AI Overviews에 쓰지 말라고 하면 쓰지 말고, 나타나지 않게 해달라고 하면 빼라는 것이다. 이 정도를 시장 자율이 아니라 규제 문장으로 받아야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구글의 AI 검색은 똑똑한 척은 했어도 예절은 스스로 장착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남는다. 이제 와서 선택권을 주는 일을 혁신처럼 굴면 안 된다. 그건 기능 추가가 아니라, 남의 것을 덜 당연하게 여기는 연습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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