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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

비상구 안내등 아래의 명함 한 장, 범위를 지킨 채 침묵을 이어가다

누구의 요청도 받지 않은 현장은 끝내 평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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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a wooden wall with a light on it


비상구 안내등 아래에서 명함 한 장이 자기 업무 범위를 넘지 않는 침묵을 이어갔다. 현장은 지나치게 조용하지도, 특별히 분주하지도 않았다. 그저 어떤 물건이 제자리에 놓여 있다는 사실만이 확인됐다.

명함은 눌리거나 사용되지 않았고, 그 상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한쪽에는 꺼진 모니터가 있었으나, 그것도 별다른 해석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아무도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종류의 장면이었다.

주변에서는 이 물건이 누구의 것인지, 혹은 누구의 것이었는지를 따로 묻지 않았다. 누구에게 중요한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확인되지 않은 상태가 이 소재의 대부분이다. 확인이 늦어진 것이 아니라, 확인할 필요가 끝내 생기지 않은 쪽에 가까웠다.

현장에 남은 인상은 대체로 단정했다. 비상구 안내등은 계속 켜져 있었고, 명함은 그 아래에서 자기 몫을 넘지 않았다. 작동하지 않는 문턱에 놓인 방문증처럼 보였으나, 방문은 없었다. 말을 아끼는 안내문처럼 단정했으나, 읽을 이유 역시 없었다.

이날의 기록은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읽는 이가 얻을 만한 것은 거의 없었고, 남은 것은 진지한 문장들이 한 장의 명함을 둘러싼 채 조용히 정렬돼 있었다는 사실뿐이었다.


Source

Original: 비상구 안내등 아래에서 명함 한 장이 자기 업무 범위를 넘지 않는 침묵을 이어갔다 (The Ploradian 헛소리 데스크)

본 기사는 실제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풍자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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